내말 좀 들어 보소

박갑석 비회원 2008-10-20 21:24 3033 0

*이글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막내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너무 서러워 할때 친구가 보낸 위로의 글입니다. 같은 입장에 있는 영락공원 가족들에게 다소나마 위로가 되지않을가 하여 옮깁니다.


친구여 자책하지 말고 내말 좀 들어 보소

세상사람 이 세상 태어나고 왔던 곳으로 돌아감 어디 뜻대로 되는 일인가?
일찍이 서산대사께서 사람 사람들 깨우치려 「회심곡」 만들어 널리 펴내시고, 부처께서 「천지팔양경」 설하셨으니, 이 몸 태어나고 싶다하여 태어나고, 자라고 싶다하여 자랐으며, 늙고 싶다하여 늙어 가는가? 사람 죽고 사는 것 이와 같이 저절로(自然) 되는 것, 깨우침 천지팔양경 일세.
서산대사 ‘수많은 보배 같은 팔만대장경도 원래 하나의 비어있는 종이뿐(萬千金寶藏 元是一空紙)’이라 하였거늘 그대와 나 또한 시각이 흘러 흘러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것이거늘 그대가 인연 맺어 생긴 많은 것들 어디에 존재하겠는가?
세상 모든 것, 태어나고(成), 머물다(住), 부서져 흩어져(壞), 우주먼지(空) 되어버릴 것, 매달릴 것 어디 있겠는가?
사람 살아가는 고통 여덟 가지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애별이고(愛別離苦)라 하거늘 , 겨울가면 봄 저절로(自然) 오는 것 오는 봄 오지 말라하겠는가?
「그대의 한 마음 지금 바라보는 그곳 겨울 떠나
돌아앉아 바라보이는 봄 손자 태윤이 바라보소.
그 의젓함 그 귀여움 하늘이 주신 복 감사하소.
봄이 눈앞에 있거늘
겨울까지 달라함 벌 받을 탐욕 일세.」
우리 언제인가 어차피 쥐었던 손 펴들고, 왔던 길 되 돌아가는 날 무얼 가져 갈수 있겠는가?
호흡 가다듬고 긴 소리로 “나 무 아 미 타 불(南無阿彌陀佛)” 염송(念誦)하소.


2008년 4월 16일 청혜(靑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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