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우체국
그리운 분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세요
하늘에 닿는 마음의 우체통입니다
이제야 이름을 기억해 봅니다.
숨도 쉬기 어려우실 때, 나지막이 저를 불러 목이 마르다고 하셨죠. 그땐 너무 어려 정말로 목이 마르신 줄 알았어요. 다급히 부엌에 계신 이모께 물 한 잔을 달라고 했더니 거실에서 곡소리가 들리더군요.
너무 놀라 뛰어가니 잠에 드실 준비를 이미 마치셨더라고요. 다급히 몸을 흔들어 깨우고 시선이 제게 향한 걸 보았는데도 직감적으로 마지막인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죽음이라는 것은 이별을 뜻한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절 떼어놓는 삼촌과 이제 보내 드리자는 어머니 품에서 한동안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께서 제가 어렸을 때를 회상하시면 항상 하시던 얘기가 있었어요. 제가 유독 낯가림 없이 잘 따랐다고. 또 그런 저를 예뻐하시고 저를 위해 멀리 있는 장에 가서 간식을 사 오셨다고. 그래서 그런가 봐요. 지금까지도 이렇게 애틋한 마음이 남아있는걸요.
가끔 잠들기 전 그때가 떠오르면 항상 눈물이 고였습니다. 드문드문 떠오르는 기억과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진 한 장 때문에요. 갓난 아기인 저를 품에 안고 찍은 사진에서 서툴지만 애정이 가득 담겨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죠.
이제서야 밝히지만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글을 쓰기 직전까지도 이름 석 자를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변명을 보태자면 제사상 위에 놓인 명패는 한자라 읽을 수가 없었고, 어머니께 몇 번 여쭤보았는데도 제대로 외우질 못했습니다. 오늘이 되어서야 성함을 알 수 있었네요. 사람이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이해했습니다. 과거에 새겨진 둘만의 추억이 석자에 모두 기록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할아버지, 13년이 지났습니다. 과거의 추억과 할아버지를 떠올리는 날도 줄어들었습니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자연스레 잊힌 기억은 아쉽게도 생각나지 않더군요. 혹시 서운해하시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곳은 새벽인지라 감성에 젖어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봤습니다. 문득 떠오른 추억이 새로운 약속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네요. 4~5년 전 마지막으로 공원에 방문하고 나서 찾아뵙질 못 했죠. 이번 주 광주로 내려갈 때 이유 없이 찾아가겠습니다.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 할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렇게나마 이야기의 일부를 이곳에 적습니다. 이것이 편지를 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부디 반갑게 맞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날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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